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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접종 초읽기?…여전히 남은 5가지 숙제

콜드체인·인력 교육·대규모 접종센터 구축 필요
접종 속도·물량 관리와 동시에 추가 확산세 막아야

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달 중 우선순위 대상사 선정을 완료하고 2월 내 접종을 목표로 한 정부는 ‘골든타임’을 한 달 남겨두고 준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접종에 돌입하기 전까지 방역 당국이 넘어야 할 난관은 많다. 특히 ▲콜드체인 구축 ▲접종 인력 교육 및 접종센터 확보 ▲이상반응 및 접종 이후 관리 체계 ▲접종 속도와 백신 물량 관리 ▲변이 바이러스를 포함한 추가 확산 억제 등을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 정부는 이 과정에서 접종을 먼저 시작한 미국과 영국 등의 사례를 참고해 집단면역 형성에 걸림돌이 되는 ‘위험 변수’를 최대한 차단할 방침이다. 

5일 방역 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8일부터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범부처 협업 기구인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을 운영한다. 이를 통해 고위험군에 대한 우선접종을 시작으로 인플루엔자(독감)이 유행하는 11월 이전까지 백신 접종을 차질 없이 마무리 할 방침이다.  

도입부터 접종까지 ‘콜드체인’ 유지 관건

정부는 우선 국내에서 접종할 코로나19 백신이 저마다 특성이 다른 점을 감안해 적정 유통 체계 구축과 가이드라인을 만들 방침이다. 정부가 계약한 코로나19 백신은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얀센 등 총 4가지다. 

이 중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은 영하 80~60도의 초저온이 유지돼야 한다. 기존 생백신과 비슷한 조건인 모더나(영하 20도 유지)나 가장 먼저 도입될 것으로 관측된는 아스트라제네카·얀센(2~8도)에 비해 상당히 까다로운 조건이다. 백신 각각의 온도 설정이 다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모니터링과 관리를 어떻게 할 지 세밀한 조율이 필요하다.  

만일 보관이나 운송 과정에서 차질이 빚어지면 겨우 확보한 코로나19 백신을 폐기해야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미국에서도 화이자-바이오엔테크와 모더나 백신 유통 과정에서 온도 조건을 맞추지 못해 다량의 백신이 폐기되는 일이 있었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독감 백신이 상온에 노출되는 사고로 해당 백신이 폐기되는 등 각종 혼란 속에 접종 차질을 빚은 전례가 있다. 

백신 폐기 막으려면 인력·접종센터 확보해야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백신의 까다로운 조건 때문에 일부는 대형 병원이나 접종 거점센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화이자-바이오엔테크와 모더나 백신은 전 세계가 대량 접종 경험이 없는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방식이어서 접종 절차도 만만치 않다. 

특히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은 한 상자에 5명 접종분이 들어있는데, 접종 1시간 전에 2~8도에서 해동한 뒤 적정 비율로 식염수와 혼합해야 한다. 또 해동 상태에서는 5일간 보관이 가능해 그 전에 접종을 마쳐야 한다. 사실상 5명이 동시에 접종을 하지 않으면 손실분이 나올 수 밖에 없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일반 병원 접종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대형병원이나 별도로 구축한 접종 센터에서 일별 접종 인원을 관리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접종 인력 모집과 교육도 중요하다. 미국과 독일 등에서는 의료진이 백신 혼합비율을 잘못 맞추거나 전혀 다른 약품을 접종하는 사고가 있었다. 정부도 이런 점을 감안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전담하는 인력에 대한 관리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이상반응과 접종 이후 모니터링도 중요 

이상반응 대응 방안과 접종 이후 관리도 필요하다.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을 세계 최초로 접종한 영국은 1회차 접종자 중 일부에서 아나필락시스 반응이 나타나자 이후 접종 지침을 변경했다. 

아나필락시스는 항원-항체 면역 반응이 원인이 되어 발생하는 급격한 전신 반응을 뜻한다. 특정 음식이나 약물 등 화학물질의 영향으로 인체에 과도한 면역반응이 일어나 급성 호흡곤란, 혈압 감소, 의식소실 등을 동반한다. 

현재 영국은 백신과 의약품, 식품 등에 아나필락시스 전력이 있는 사람은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 접종을 금지하고 있다. 한국도 이같은 방침을 참고해 접종 대상자별 백신에 구분을 두는 등 세부적인 조정을 할 방침이다. 아나필락시스 등 쇼크 반응이 현장에서 즉각 조치가 이뤄지면 생명에는 큰 지장이 없는 만큼, 이에 대비한 약물과 의료진 배치도 이뤄질 전망이다. 

또 일부 국가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사망하는 사례가 발생한 만큼, 백신과의 연관성 여부에도 촉각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접종 속도와 물량 수급도 관건 

접종이 시작해도 집단면역 도달까지는 장애물이 많다. 특히 성인 대부분이 접종을 해야하는 대규모 작전이어서 정부와 방역 당국, 각 지자체가 총동원 돼야 한다. 영국과 미국은 화이자 등 접종에 돌입한 백신 특성에 발목 잡혀 더딘 접종 속도를 개선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은 확보한 백신 물량의 30% 가량만 접종을 완료했고, 영국도 아직은 접종 속도가 백신 확산세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얀센 백신을 제외하면 대부분 2회차 접종이 필요해 미국과 영국은 올 연말까지 접종을 모두 완료하기 힘들 것이란 비관적 전망도 나온다. 여기에 더해 유럽은 백신 물량 확보에 차질을 빚으면서 향후 백신 부족 우려가 제기되자 접종 간격을 늘려 최대한 1회차 접종을 완료한 사람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혼선을 빚고 있다. 

한국도 2월 이후 접종이 시작되면 속도와 물량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개인별 접종하는 백신이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누가 어떤 백신을 맞았는지, 어느 시점에 2회차를 맞아야 하는지 등을 관리해야 한다. 질병관리청은 서로 다른 백신을 1·2회차로 섞어 맞을 경우에는 면역 효과를 장담할 수 없다며 동일한 백신을 투약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정부가 계약한 백신이 국내로 들어오는 시기와 현장까지 도달하는 시간을 감안해 차질 없이 진행하는 것도 중요하다. 

한국은 국가예방접종 사업을 추진하면서 그 동안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왔기 때문에 전산화와 데이터 관리, 온라인과 모바일을 통한 개인별 안내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변이 바이러스를 포함한 추가 확산 억제 

백신 접종을 전후해 대규모 확산세를 억제하고, 집단감염을 관리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특히 변이 바이러스의 지역사회 확산을 막는 것이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바이러스보다 감염력이 최대 1.7배 높은 것으로 보고된 변이 바이러스가 지역사회에 퍼지면 상황은 다시 악화일로를 걷게 된다. 현재 국내에서는 영국발, 남아공발 변이 바이러스 2가지가 모두 확인된 상태다. 다행히 지역사회로의 전파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돼 방역 당국도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변이 바이러스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된 영국은 하루하루 신규 확진자 사상 최대 규모를 갈아치우고 있고, 결국 전국적인 3차 봉쇄령을 단행하는 등 최악을 마주한 상황이다. 

특히 현재까지 개발된 코로나19 백신이 변이 바이러스에도 동일한 효과를 보일 것인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각국 보건당국과 백신 개발사들은 기존 백신이 변이에도 동일한 효과를 내는지에 대한 추가 실험을 진행 중이다. 

@copyright 이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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