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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석유시대’ 둘러싼 美·中 헤게모니 싸움

지난 8월24일 미국 석유기업 엑슨모빌은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에서 제외됐다.

92년 만의 일이다. 엑슨모빌의 퇴장에는 상징성이 있다.

‘석유 메이저’라 불리는 기업들의 시대가, 한 시대가 저물고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S&P500 지수 중 에너지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한때 10%를 상회했지만, 지금은 3%도 안 된다.

엑슨모빌은 지난 2분기 11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하며 36년 만에 처음으로 2개 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역시 글로벌 석유 메이저 회사인 로열더치셸과 토탈도 2분기 각각 184억 달러,84억 달러의 적자를 냈다.
석유의 시대가 저물며 세계경제는 혁명적인 변화를 겪고 있다. 불과 10년 전에, 석유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지공급은 한계에 다다랐다는 ‘피크 오일’ 논쟁이 있었다.

지금은 반대로 석유수요에 한계가 왔다는 ‘수요 정점’이논란거리다. 올해 초반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에 따른 경제활동 감소로 인해 석유 수요는 20% 이상 감소했다.

한때 가격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기도 했다. 경기는 조금씩 회복되고 있지만 석유 수요가제자리를 찾아갈 것이라는 전망보다는이제 석유의 시대가 끝났다는 전망이 앞서고 있다.
영국의 석유 메이저 기업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은 9월14일 ‘에너지 전망2020’ 보고서에서 세계 석유 수요가 코로나 사태 이전으로 돌아가지 못할 수 있다고 밝혔다.

BP는 2019년 석유 수요량은 정점을 기록했으며, 탄소배출권 가격상승 또는 탄소 중립 확산 등의 움직임이이뤄질 경우 2050년까지 석유 소비량은50~80%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로나 사태 이전으로 돌아가더라도 향후20년간 석유 수요는 하루 1000만 배럴 수준을 넘지 못할 것이란 예상도 내놨다.

석유로부터 멀어질수록中 의존도 높아져
하지만 단편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 미국이 넘쳐나는 석유에 흡족해하는 사이중국은 석유로부터의 이탈을 본격적으로추진하는 중이다.

중국은 세계 태양광 모듈의 70%를 생산하고 있으며, 풍력발전기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전기자동차 보급에 따라 그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경우 세계 셀용량의 77%와 관련 부품의 60%를 점유하고 있다.

배터리에 필수로 포함되는 코발트를 확보하기 위해 콩고민주공화국광산에 투자도 하고 있다.

여기에 코발트를 배터리에 사용할 수 있도록 정련하는분야에서도 세계 공급량의 80%가량을중국 업체들이 차지하고 있다.

리튬도 중국 업체가 정련해 공급하는 비중이 50%를 넘어선다. 전 세계가 석유로부터 멀어질수록 중국에 대한 의존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 그리고 이런 구조는 미국의 중국에 대한 견제와 압박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
미·중의 상반된 입장은 전기차에서도드러난다. 자동차의 탈석유화를 가속화시키는 대표 기업이 미국의 전기차업체테슬라다. 테슬라는 세계 전기차의 30%를 점유하는 최고의 기업이다.

중국에서테슬라 판매량도 급증하고 있는데 지난8월 한 달 동안에 모델3 한 차종에서만약 1만2000대가 판매됐다.

테슬라의 중국 내 판매 호조는 중국의 탈석유 정책에따라 지급되는 보조금이 오히려 미국 기업에 돌아간다는 인상을 주기 쉽다.
하지만 테슬라가 차지하는 부문을 제외한 나머지 전기차 시장, 특히 긴 주행거리가 필요 없는 중국 도시의 라이프스타일에 적합한 전기차 시장 대부분은 낯선중국 업체들이 확실하게 장악하고 있다.이런 중국 전기차업체의 경쟁과 기술력향상에 따라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의 전기차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그리고 이는 다시 중국 업체에 기술 발전을 위한 기회를제공한다. 테슬라를 제외하면 고(高)배기량 SUV에 대한 선호가 높은 미국이 여전히 높은 석유 의존도를 보이고 있다면 중국은 점차 석유 의존도를 낮추는 방향으로 사회가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석유에 대한 의존도 저하는 기후변화및 환경적 측면에서 바람직하다. 하지만지난 100여 년간 형성된 석유 의존 체제에서 벗어나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이동하는 것은 산업과 경제 그리고 정치와 외교 영역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이 과정에서 갈등과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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