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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주가들에게 경고, “술이 불법약물 보다 건강에 더욱 위험하다”

호주인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복용되고 있는 불법 약물 중 하나인 크리스탈 메탐페타민(사진). 일명 ‘아이스’로 불리는 이 약물은 술 다음으로 건강에 끼치는 폐해가 컸다.

멜번 ‘St Vincent’s Hospital’ 연구결과, 매년 알코올 관련 질환으로 6천명 사망

멜번에 거주하는 53세의 데이빗 리치만(David Reichmann)씨는 의사로부터 1년밖에 더 살 수 없을 것이라는 진단을 받은 알코올 중독자이다. 그는 중독 판정을 받은 뒤 두 차례 가벼운 뇌졸중을 경험했다. “그럼에도 매일 저녁이면 펍(Pub)에 나가 취할 때까지 술을 마셔야 했다. 펍에서 더 이상 술을 내주지 않을 때는 버번 한 병을 구입해 집으로 들어갔다”고 말한다. 그는 늘 침대 머리맡에 위스키 한 병을 두고 잠을 잤다. 돈이 없어 술을 마실 수 없을 때에는 공업용 알코올 (methylated spirits – 램프나 히터용으로 사용하며 사람이 마실 수 없는 공업용 알코올 [편집자 주])을 소프트드링크에 섞어 마시기도 했다. 아침이면 모닝커피로 정신을 가다듬는 다른 이들과 달리 그는 술을 찾았다. “하루 일과를 시작하려면 술이 있어야 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6월 시드니모닝헤럴드가 언급한 술꾼 리치만씨의 이야기야 말로 알코올 중독이 개인의 건강에 어느 정도 심각한 폐를 끼치는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이다. 당시 신문은 호주인들이 소비하는 불법 약물 중 가장 대중적인 것으로 알려진, 일명 ‘아이스’(ice)라 불리는 크리스탈 메스암페타민(crystal methamphetamine) 이나, 혹은 헤로인(heroin)에 비해 알코올이 우리 사회에 더 큰 해악을 끼친다는 새로운 연구결과를 또한 보도하여 주목을 끌기도 했다.
멜번(Melbourne) 소재 세인트 빈센트 병원(St Vincent’s Hospital)이 보건 및 관련 전문가들에게 의뢰, 진행한 알코올 관련 연구는 호주 최초로 알코올을 비롯해 22가지 약물 사용으로 인한 개인의 건강 위험과 전체 호주사회에 대한 피해를 집중 조사한 것이다.
연구의 일환으로 선정된 응급서비스 의료진, 경찰, 의사 및 복지 분야 가운데 특히 약물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25명의 약물중독 전문가들은 질병, 부상, 사망을 포함해 22가지의 약물 사용자들에게 야기된 피해를 근거로 각 약물이 주는 피해 정도를 0에서 100으로 평가했다.
아울러 폭력, 범죄, 실업, 경제적 비용 및 대인관계 손실 등을 파악, 약물사용이 가족 및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했다.
그 결과 알코올은 100을 기준으로 77에 해당, 호주사회 구성원들에게 가장 큰 피해를 주는 것으로 꼽혔으며, 특히 불법 마약인 크리스탈 메탐페타민(66), 헤로인(58),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fentanyl – 51)에 비해서도 건강 및 지역사회에 끼치는 폐해가 더욱 컸다.
지독한 알코올 중독자인 리치만씨는 술 외에도 불법 약물을 복용하고 있다. 그는 비교적 마약 성분이 약한 대마초(cannabis)는 손에 대지 않지만 독성이 강한 메탐페타민이나 헤로인을 복용한다. 술이야 언제 어디서든 손에 넣을 수 있는 가장 손쉬운 것이었다. 그는 “알코올 중독은 지난 수년 동안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파탄 나게 했다”며 “사람들이 나를 신뢰하지 않기에 일자리를 얻을 수도 없었다”고 말했다.
멜번대학교 중독의학 전문의로, 동 연구팀의 수석 연구원을 맡은 이본느 보노모(Yvonne Bonomo) 부교수에 따르면 매년 약 6천 명이 알코올 관련 질환으로 사망하고 있다. “이는 매 90분에 한 명이 사망하는 셈”이라는 보노모 부교수는 “최대 50만 명의 호주 국민들이 술 또는 다른 약물 치료 서비스에서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가장 크게 충족되지 않는 수요는 알코올 의존”이라고 덧붙였다.
보노모 부교수는 이어 “크리스탈 메탐페타민, 헤로인 사용자들이 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지만 알코올의 위험한 영향도 결코 무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신약물 관련 저널 ‘Journal of Psychopharmacology’에 게재된 호주 약물폐해 순위 연구(Australian Drug Harms Ranking Study)에 따르면 호주에서 알코올로 인한 경제적 부담은 연간 68억 달러로 추정된다. 이는 메탐페타민의 50억 달러에 비해 훨씬 높은 비용 부담이다.
술은 7종류의 암을 포함해 60여 신체 진환과 관련이 있다. 특히 우울증, 불안 증세, 뇌 손상 비율이 높다. 보노모 부교수는 “알코올에 중독되면 사람들은 일자리를 잃거나 가족 및 대인관계가 파탄 나는 등 여러 유형의 것들을 잃게 된다”면서 “처음으로 우리 연구팀은 술과 그로 인한 모든 피해를 조사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 알코올 중독자의 파트너 여성은 가정폭력을 당할 위험성이 가장 높았으며 남성들 또한 이들로 인해 피해를 입을 위험이 높았다. 과도하게 술을 마시는 부모와 함께 사는 아동들 또한 신체발달 및 정신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받는 등 오랜 기간 외상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 사망 위험을 기준으로 할 때는 중독성이 강한 합성 오피오이드(synthetic opioid) 제품군인 펜타닐(fentanyl)이 가장 위험한 약물로 꼽혔으며 헤로인, 크리스탈 메탐페타민이 그 뒤를 이었다.
연구진들은 호주 사람들의 펜타닐 복용이 미국 및 일부 국가들에 비해 낮은 복용 비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향후 이의 복용이 증가할 것으로 우려된다는 점에서 단속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약 및 알코올 서비스 기구인 ‘터닝 포인트’(Turning Point)의 임상심험 책임자인 매튜 프레이(Matthew Frei) 박사는 “호주 문화에서 알코올은 법적 규제에 해당하지만 사람들은 이의 위험을 과소평가한다”고 지적했다.
“메탐페타민이나 헤로인 같은 불법 마약과 달리 술은 대부분의 호주인들이 거의 모든 유형의 사회생활에서 자주 마신다”고 설명한 프레이 박사는 결국 사람들이 위험한 약물에 대해 생각할 때 TV 뉴스 등에서 보았던 불법 약물 복용자들처럼 행동하게 되는 것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불법 마약에 중독되어 폭력적으로 변하는 것처럼 술 또한 마찬가지“라고 우려했다.
다만 프레이 박사는 “음주의 위험에 대한 인식이 지난 20여년 사이 지속적으로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멜번의 알코올 중독자 리치만씨는 지독한 중독으로 인해 지난 2015년 딸의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한 것을 가장 후회한다며 “딸의 특별한 날에 함께 할 수 없었다는 것이 너무도 부끄럽다. 이는 지금도 내게 가장 아픈 상처로 남아 있다”고 고백했다.
그리고 1년 후, 그는 멜번 남동부, 세인트 킬다 이스트(St Kilda East)의 알코올 중독자 재활치료 서비스 기관인 ‘Windana’를 찾아갔다. 그해 12월부터 그는 마약과 술을 끊고 매주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
리치만씨는 이곳에서의 재활치료에 대해 “나와 같은 상황,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또 서로를 지지하며 도움을 받는 것”이라며 약물중독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이들을 돕는 그룹의 리더 역할을 하고 있다.
“30년 이상 알코올 중독에 시달렸더라도 올바른 지원을 받는다면 충분히 변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그는 “사람들은(약물중독자 재활기구 관련자들) 내 인생의 가장 어두운 시기에 나를 도왔고, 이제는 그 도움을 내가 다른 이들에게 베풀겠다”고 앞으로의 희망을 피력한다.

■ 약물 복용에 따른 위험성
(0-100을 기준으로 한 위험도)
-Alcohol : 77
-Crystal meth : 66
-Heroin : 58
-Fentanyls : 51
-Cigarettes : 32
-Methadone : 31
-Presc opioids : 30
-Solvents & fuels : 31
-Synth cannabis : 26
-Amphetamine : 26
-Cocaine : 25
-Buprenorphine : 23
-Cannabis : 17
-Benzodiazepines : 16
-GHB : 13
-PIEDs : 12
-Ketamine : 9
-Ecstacy : 7
-Anti-psychotics : 7
-LSD & mushrooms : 5
-ENDs : 3
-Kava : 3
Source : The Australian Drug Harms Ranking Study

김지환 객원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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