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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왔다, 세계적 테너 이용훈 시드니 찾아

세계 정상급 무대서 저력 빛나

오페라 ‘아이다’로 네 번째 호주 무대

 

스케줄은 5년을 앞서 간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밀라노 라 스칼라 등 세계적 무대서 테너 이용훈에 대한 러브콜이 뜨겁다. 그가 시드니를 다시 찾았다. ‘토스카’(2013)를 시작으로 ‘투란도트’(2015), ‘카르멘’(2016) 그리고 이번 무대는 ‘아이다’다.

리허설이 시작되기 전 시드니오페라하우스에서 이용훈을 만났다. 세계적 무대에 한 번 서는 것도 어려운 일이지만, 그보다 더 어려운 건 그 무대에 다시 서는 것. 이용훈의 저력은 이 지점에서 빛을 발했다. 뉴욕 메트로폴리탄에선 2010년 데뷔한 뒤 해마다 오르며 세계적 테너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시드니 또한 2013년 데뷔 이후 그의 스케줄의 일부가 됐다. 

“오페라는 서양 문화예요. 한국의 판소리를 다른 나라 사람이 하면 오는 그 이질감이 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동양인으로 세계적 무대에 서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무대에 지속적으로 설 수 있다는 건 더할 나위 없이 감사한 일이죠.”

그의 풍성하면서도 깊은 음색은 진중한 무대서 관객을 감동시켰다. 테너 이용훈의 색깔은 베르디의 ‘돈 카를로스’에서 제대로 태가 났다. 세계 일류 공연장들이 그를 찾기 시작했다. 그렇게 ‘돈 카를로스’로 한 바퀴 돌고 나니, 그 다음은 ‘카르멘’. 신뢰가 쌓이면서 하나 둘 레퍼토리가 늘어났다. 지금 그의 무대는 ‘일 트로바토레’, ‘아이다’, ‘토스카’, ‘투란도트’ 등 다채롭다.

“학생들을 가르칠 때 하는 이야기가 있어요. 이력서를 쓸 때 이 역할도, 저 역할도 할 수 있다고 하지 말고 먼저 자기가 잘 할 수 있는 역할에 몰두하라고요. 극장장은 자신의 극장에서 가장 좋은 공연을 올리고 싶어 하기 때문에 그 역할의 베스트를 뽑아요. 스스로 정체성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세계 무대는 냉엄하다. 그는 “그 오페라 작품을 떠올렸을 때 첫 번째 혹은 적어도 두 번째로 이름이 나와야 일류 극장에 캐스팅 될 확률이 있다”고 했다. “다섯 번째로 떠올랐다면 그것도 대단한 일이지만 뽑히지는 않는다”는 게 이 곳의 이야기다.

이번 시드니 무대서 그는 ‘아이다’의 라다메스 장군으로 분한다. 특히 이번 호주 오페라단의 ‘아이다’ 공연은 디지털 테크놀로지를 과감히 무대 안으로 끌고 들어와 거대 LED 패널 등이 새로운 무대를 선사한다.

“예전에 뮌헨에서 3D로 ‘투란도트’ 무대에 서 본 적이 있어요. 관객들이 3D 안경을 끼고 관람을 했죠. 저도 관객 반응이 궁금했는데 의외로 좋았어요. 이번엔 LED 패널 등으로 무대가 굉장히 화려해요. 가족 전체가 즐길 수 있는 공연이에요.”

<디지털 무대가 돋보인 오페라 공연 ‘아이다’ 이미지출처: 호주오페라단/Prudence Upton>

더 즐겁게 오페라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은 내용을 알고 오는 것이다. 그는 “야구 경기도 룰을 알아야 재밌다”며 “오페라는 기본적인 내용의 흐름만 알아도 훨씬 재미있다”고 했다. 베르디의 작품 ‘아이다’는 이집트를 배경으로 라다메스 이집트 장군과 적국의 에티오피아 공주였던 시녀 아이다와의 비극적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라다메스 장군을 향한 암네리스 이집트 공주의 사랑으로 이들의 삼각관계는 극단으로 치닫는다.

이용훈의 매력은 무대가 시작되면서부터 감상할 수 있다. 라다메스 장군이 사랑하는 여인 아이다를 생각하며 부르는 아리아 ‘정결한 아이다’가 바로 관객과 만난다. 세계적 거장 루치아노 파바로티가 가장 부르기 까다로운 아리아로 꼽았을 정도로 쉽지 않은 곡이지만, 또 그만큼 아름답다.

“일반적으로 베르디의 작품은 몇 작품 빼고 테너가 나오자마자 바로 노래를 하죠. 워밍업을 할 여유가 없이 바로 시작해야 하는데, 그래서 ‘아이다’ 테너의 경우 이 아리아를 하면 오페라를 다 한 셈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예요.”

그에게 일상은 ‘공연 여행’이다. 객지 생활이 ‘삶’이다. 그러한 시간들이 축적되면서 그가 얻은 깨달음은 ‘삶의 균형’이다. 젊었을 때는 명성이 중요할 수 있지만, 지금은 어느 한 쪽에 치우치기 보다 ‘균형’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삶이 건강하지 않으면 무대에서 건강할 수 없다는 걸 알았어요. 오페라 가수는 무대서 진실된 소리를 내야 하는데, 그게 거짓을 노래하게 되는 거라면 매일 거짓말을 하게 되는 셈인 거죠.”

그에게 삶의 건강은 가정의 건강에서 비롯된다. 피곤해도, 힘들어도 회복될 수 있는 힘이 그곳에서 나온다.

호주는 그래서 더욱 특별하다. 가족 상봉이다.

“아내와 아이가 뉴욕에 사는데, 일 년에 함께 있는 시간이 한 달이 채 못 되요. 모교(서울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친 뒤로는 한국도 다녀와야 해서요. 호주 공연할 때는 아이 방학과도 맞아서 아내와 아이를 이 곳에서 만나죠.”

지속적으로 무대서 호주 한인 분들과 만날 수 있는 것도 큰 기쁨이다.

“고단하고 바쁜 이민의 삶에 제 무대가 위안이 될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습니다. 감사한 일입니다.”

막상 그의 오페라 공연은 아직 한국 무대에선 선보이지 못했다. 앞서 5년 스케줄이 채워져 있는 까닭에 그보다 짧은 기간 안에 오페라 공연이 기획되는 한국에선 그의 캐스팅이 쉽지 않기 때문.

호주 무대서 한국 테너들의 활약은 올해도 눈부시다. 박지민을 시작으로 정호윤, 강요셉, 그리고 이용훈이다. 한국 사람들이 노래를 잘 하는 이유를 물었다. 한국인에게 깊게 밴 ‘흥’ 덕분이란다.

호주오페라단의 ‘아이다’ 공연은 시드니오페라하우스에서 31일까지 이어지며 테너 이용훈이 무대에 오르는 날은 11, 16, 20, 25, 29, 31일이다. 티켓은 어른 $46부터이며 자세한 내용은 호주오페라단 웹사이트(opera.org.au)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진: 디지털 무대가 돋보인 오페라 공연 ‘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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