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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난민 출신’ 호주 대표 데게네크 “전쟁이 싫다”

크로아티아 태생…코소보 내전 때 슬로베니아로, 6살 때 호주로
“나와 가족에게 새 세상을 열어준 호주를 위해”

호주 축구 대표팀 수비수 밀로스 데게네크(왼쪽).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2018 러시아월드컵에 나서는 호주 대표팀 수비 밀로스 데게네크(24)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나는 전쟁이 정말 싫다”고 말한다.

그에게 이번 월드컵은 “나와 가족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준 호주에게 보답할 기회이자, 전쟁이 없어져야 할 이유를 알릴 기회”다.

데게네크는 1994년 크로아티아 크닌에 거주하는 세르비아계 가정에서 태어났다. 크로아티아 독립전쟁이 계속되는 참혹한 상황이었다.

악몽은 계속됐다. 1999년 코소보 사태로 나토가 유고슬라비아 공습을 개시했고, 데게네크 가족은 난민이 됐다.

그는 “내가 5살 때였다. 또래 친구들과 마당에서 놀고 있으면 사이렌이 울렸다. 빛 한 줄기 들어오지 않는 벙커에 들어가 공습이 끝나기만을 기다렸다”며 “‘내일 아버지, 어머니의 얼굴을 볼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이 엄습했다. 정말 떠올리기 싫지만, 시체도 봤다”고 힘겨웠던 과거를 떠올렸다.

월드컵 본선 진출 확정 후, 2000년을 떠올린 데게네크

월드컵 본선 진출 확정 후, 2000년을 떠올린 데게네크(서울=연합뉴스) 호주 축구 대표팀 수비수 밀로스 데게네크는 2017년 11월 1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2000년 호주 캠시에서 찍은 자신의 사진을 올리며 2018 러시아월드컵 진출의 감격을 표현했다. 크로아티아 태생의 세르비아계인 데게네크는 난민 생활을 하다 2000년 호주로 이주했고, 월드컵 출전의 꿈을 이뤘다. [밀로스 데게네크 인스타그램]

2000년 데게네크 가족은 호주 시드니 인근의 캠시로 떠났다.

데게네크는 “드디어 우리 가족에 평화가 찾아왔다. 우리 가족은 영어도 하지 못했고, 호주에 아는 사람도 없었다”며 “하지만 더는 전쟁과 죽음을 떠올리지 않았다. 그것으로 충분했다”고 밝혔다.

6살이 된 데게네크는 형 조제와 마당에서 공을 찼다. 사이렌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데게네크는 “걱정 없이 뛰어놀았고, 축구도 마음껏 했다”며 “학교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제대로 축구를 배울 기회도 얻었다”고 했다.

그는 호주에서 ‘축구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호주 보니릭에서 뛰며 17세 이하 대표로 활약한 그는 2012년 독일 슈투트가르트의 눈에 띄어 유스팀에 입단했고, 2013년 슈투트가르트에서 성인 무대 데뷔전도 치렀다.

2012년 데게네크는 세르비아의 요청으로 19세 이하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9경기를 치렀다.

이후 호주와 세르비아 대표팀 사이에서 ‘데게네크 쟁탈전’이 벌어졌다. 데게네크의 선택은 호주였다.

데게네크는 호주 23세 이하 대표팀을 거쳐 2016년부터 호주 성인 대표팀 주축 수비수로 활약했다.

생애 첫 월드컵도 호주 국기를 달고 나선다. 데게네크는 “호주는 나와 내 가족에 새 세상을 열어줬다. 호주에 보답하고 싶다”고 했다.

데게네크의 가족은 월드컵 기간에 러시아를 찾을 예정이다. 데게네크는 “부모님이 18년 만에 동유럽에 가신다. 참 드라마틱한 일이다”라고 했다.

데게네크 가족에게 2018 러시아월드컵은 더 특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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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8/06/14 08:59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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