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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호주워킹홀리데이, 자신만의 스토리를 써라

나는 올해로 스물일곱 취업준비생이다.

내가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떠난다고 하니 주변사람들이 하나같이 물었다.

호주는 ?”

이 질문을 들을 때마다 나는 한결같이 대답했다. “졸업 전에 저만을 위한 시간을 좀 갖고 싶어서요.”

맞다. 본격적으로 취업준비와 구직활동을 시작하기 전에 앞으로 어떤 일을 하면서 살지 충분히 고민하고 싶었고 여행도 더 많이 다니고 싶었다.

하지만 사실 내가 남들에게 잘 말하고 다니지 않은 목표들도 있다.

“영어공부 하려구요.”

“워킹홀리데이 가봤자 영어는 하나도 못배우고 몸만 고생하다 온다던데?”

“이것저것 많이 경험해보고 이력서에도 한 줄 쓸 수 있을까 해서요.”

“가서 접시 닦고 청소하는게 무슨 이력이 되겠어?”

내심 마음속에 세워둔 이 목표들을 내가 남들에게 잘 말하고 다니지 않은 이유는 몇 몇 지인들에게 그것들을 나눴을 때 그들의 반응이 대부분 ‘우려’였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영어를 배우려면 차라리 한국에서 학원을 다니거나 워홀이 아닌 어학연수를 가는 것이 훨씬 나으며, 외국에서의 육체노동직 경험은 기업 입장에서 아무런 가산점이 되지 못한다고 말했다.

딱히 반박할거리가 없는 이 우려들을 몇 번 들으니 워킹홀리데이를 기대하고 들떴던 내 마음이 많이 꺽였다.

그럼에도 호주에 가야겠다는 내 마음이 송두리째 사라진 것은 아니었고 다만 만류하는 지인들에게 일일이 변명하는 대신 호주에서 성공적인 워킹홀리데이를 보낼 수 있다는 사실을 직접 증명해보이기로 결정했다.

나는 새로운 환경에 노출될 때 자극받고 더 발전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잘 알기에 감행한 결정이었다.

3개월동안 공부했던 강의실 & 마지막 프레젠테이션 / 진수어학원 필리핀센터 in Iloilo
3개월동안 공부했던 강의실 & 마지막 프레젠테이션 / 진수어학원 필리핀센터 in Iloilo

대신 철저히 준비하겠노라며 필리핀에서 3개월 동안 지독하게 영어를 공부했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영어를 공부하고 샤워하면서도 중얼거리며 연습을 했다.

그렇게 필리핀 언어연수를 마치고 호주로 왔더니 영어는 늘었는데 당장에 생활비가 부족했다.

출발 전에는 영어도 많이 쓰고 내 관심분야와 접점도 있는 일자리를 잡겠노라 다짐하고 왔지만 도착 후 막상 체재비가 부족하니 일을 가릴 수 있는 처지가 아니었다.

때마침 감사하게도 지인의 소개로 일을 시작할 수 있었는데, 영하 25도 냉동창고에서 일하는 한인잡이었다. 꽤 괜찮은 시급에 드물게 호주고용법을 모두 준수하는 회사였지만 냉장고 안에서 박스를 나르는 일은 내가 생각했던 그런 일은 결코 아니었다.

그때 한인업소에서 일을 하는 워홀러라면 한번쯤은 느껴봤을만한 모종의 패배감을 느꼈다.

이따금 필리핀에서 같이 공부한 친구들이나 튜터들에게 어떻게 지내냐는 연락이 오면 “아주 잘 지낸다. 그냥 이런저런 일 하고 있다.”라며 말을 얼버무렸다.

사람들이 내게 말했던 ‘우려’가 ‘현실’이 된 것 마냥. 나의 워킹홀리데이는 그렇게 실패로 흘러가는 듯 보였다.

그러던 어느 날 나에게 일자리를 소개해줬던 그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백팩커 관리하는 파트타임을 구해서 교육을 받았는데 힘들어서 죽는줄 알았다는 둥 자기가 이러려고 호주에 온 줄 아냐는 둥 전화통으로 한풀이를 하던 그녀가 갑자기 나에게 한 가지 흥미로운 제안을 했다.

“오빠 있잖아, 워홀러들이 자기 권리가 뭔지도 모르고 힘없이 착취당하는 일이 비일비재한데 이 이야기를 주도적으로 하는 단체는 하나도 없는거 알아? 그래서 내가 시드니에 있는 워홀러랑 유학생들 몇 명이서 KOWHY(Korean Working Holiday Youth)라는 단체를 만들었는데, 오빠가 옛날부터 미디어분야 관심 있어하고 컴퓨터도 잘 다루고 했잖아. 우리 단체에 그런 역할을 해 줄 사람이 지금 꼭 필요한데, 같이 한 번 해보지 않을래?”

 

수화기 너머로 그 이야기를 듣고있는데 이것이 어쩌면 내 호주생활에 활력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추운 곳에서 장시간 일을 하다보니 퇴근 후엔 항상 몸이 노곤했지만 내 열정을 쏟을 곳이 필요했기에 함께 하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시작한 코와이 활동을 통해 내가 직접 기획한 영상콘텐츠들도 만들고, 하고 싶었던 사회공헌과 마케팅의 활용을 고민하고 실제로 적용해볼 수 있었다.

또 난생 처음으로 신문에 이름도 실려보고 라디오 스튜디오에서 인터뷰도 하는 등 값진 경험들을 얻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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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와이 활동에 참여하기로 한 결정이 내게 폭넓은 경험을 가져다주었다면, 내 영어에 큰 도움이 된 결정은 여러가지 커뮤니티에 적극적으로 몸을 비비고 들어가 그 일원이 되기로 한 것이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집 앞에 있는 현지 교회를 처음 찾았을 때, 앉아있는 분들이 대부분 어마어마하게 나이드신 분들인데다 아시아인은 나밖에 없어서 깜짝 놀랐지만 이내 적응했고 어느새 나는 호주 할머니들과 커피 한 잔 하며 잡담을 떨고 있었다.

교회에서 만난 어른들과 친해진 뒤로는 그 분들의 집에도 자주 초대받아 함께 먹고 이야기하면서 영어 뿐만 아니라 호주의 문화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불타는 금요일이면 술집 대신 동네 영어회화모임에서 시간을 보내고 한국 예능대신 미국드라마나 영어로 더빙된 애니메이션을 꼭 챙겨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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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몇 달이 지나니 주변에서 처음 왔을 때보다 영어가 많이 늘었다는 말을 듣게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호주 워킹홀리데이가 좋은 경험이 되는지, 영어는 많이 느는지를 묻는다.

우려의 목소리들도 많지만 나는 “그렇다.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다.” 라고 대답하고 싶다.

하지만 똑같이 워홀을 가도 더 많은 것을 경험하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이 있다. 보통은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사람이 더 많은 것들을 경험하며 영어는 꾸준하고 용감한 사람이 더 빨리 배운다. 그러니 출발하기 전 ‘워킹홀리데이가 어떤가?’를 묻기보다는 ‘내가 어떤 사람인가?’를 묻는 것이 더 정확하다.

가장 곤란한 것은 앞선 사람의 이야기를 내 이야기인마냥 받아들이는 경우이다.

나 또한 영어는 하나도 못배우고 몸만 고생한다는 말을 듣고는 모든 계획을 엎을까 생각했는데, 지레 겁먹고 이 좋은 시간들을 놓칠 뻔 한 걸 생각하면 아찔하다.

그렇다고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라는 내 말에 아무런 준비도 고민도 없이 호주로 가겠다고 하지도 말았으면 한다.

결국 호주 워킹홀리데이는 당신에게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다.

그리고 그것은 당신의 적극성과 결단력, 그리고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에 달렸다.

“호주워홀 좋아요?”에서 “제가 잘 할 수 있을까요?”로 질문을 바꿔야 한다.

 

그리고 그 질문에 제대로 답할 수 있는 사람은 자기 자신뿐이니,

다른사람에게 묻기를 이제 그만하고 직접 자신만의 스토리를 써보는 것은 어떨까?

 

KOWHY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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